뉴맨의 11 시집

오늘은 밀양장

뉴우맨 2021. 11. 13. 20:00


* 오늘은 밀양장 *

여봄씨 미안한데
혹시라도 나 없다고
찾지는 마소

늙은이 어디 가겠나 마는
그래도 식전에 없어져
걱정할까 봐

이렇게
행적을
남기고 가오

오늘이 밀양장
빈 마구 채우자고
소 싸로 가오.

 

* 행복 *

코로나 때문에
내가 뒤늦게
깨달은 것은

사람이 사람을
피하면서도 기적은
정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사랑은 보이지 않는 것도 보고
들리지 않는 것도 들을 수 있는 게
사랑이 아니던가

코로나가 힘들게 해도
생각을 불러 고독에 젖어보는
그리움이 있기에 행복하다.

 

 

* 농심의 노래 *

그제 싼 송아지가
아직 까지 시도 때도 없이
운다

모내기 때 되었다고
보물 내려 마른논이 반짝반짝
코로나 속에서도 농심은 분주하기 짝이 없다

늙은이나 젊은이나
고향을 등지지 못해 함께인
우리 안에 갇힌 가축마저 분주하다

옛날에는
기계 없이 소와 함께
이랴이랴 웠띠 자라 입이 마르고 닳도록

들에는 여유와 희망
땀 흘리는 얼굴에는 생명
푸른 하늘 흰구름이 두둥실

비 갠 하늘이 맑고 고옵다.

 

 

* 너를 위해 *

바쁜 중에도
문득문득 떠오르고
사라지는 너의 모습

너만 보면 보이는
웃음 진 모습에
듣고 싶은 수다

뒤늦게 느끼는 감정은
너를 위해 나를 위해
사랑만을 생각하리라

이 밤 너를 위해
그리운 사람 그립다고
글을 지으면서
밤을 지새운다.

 

* 창가에 앉아 *

창가에 앉아
저녁 햇살 타오를 때는
텅 빈 가슴 외로움이 없어질 때까지
명언 좋은 말씀만 그리워 하자

헛되이 보낸 하루가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다시 살아 볼 수 없는
순간이고 시간 이지만

순간순간이
하루를 만들고
하루를 사는 삶이
인생으로 여물어 가는 것

더디 간다고 혼낼 사람 없으니
변하는 계절도 살펴 귀 기울이면서
오손도손 흐르는 구름에 사연도 새겨듣는
너와 나 이였으면 좋겠다.

 

* 연가 *

풀꽃 내음
그윽한
그녀

그녀의 얼굴은
그믐달 같이
어두워도

마음 하나 만은
보름달 같이
모나지 않게 곱다

그녀를 알고부터
이 날 이때까지
마음 주고 사랑 받든 사이

죽어도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지금 이 마음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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