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의 좋은 시

인연의 관한 시모음

뉴우맨 2023. 8. 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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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시모음 인연에 관한 시

인연 시모음 인연에 관한 시모음입니다. 인연은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또는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을 뜻합니다.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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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에 관한 시 [2]



차례



인연 / 이원규

인연 / 황인숙

인연 / 도종환

인연 / 박철

낙엽 한 장 / 오봉옥

스침에 대하여 / 송수권

인연(노래) / 이승철

  인연 / 이원규



   저기 복사꽃 지네

   지지 않으려 몸부림치며

   비가 내리네 이 땅에 닿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추풍낙엽이 지네

   저 눈송이

   내 발등 위에 앉기 싫어

   한번 더 몸을 뒤집고

   아서라, 나 또한 여기 이곳이 싫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네

   하지만 저 빗방울

   애기똥풀 꽃잎에 내리려

   얼마나 애타게 공중제비 했던가

   그대와 마주치지 않으려

   얼마나 먼 길을 나, 돌아서 왔던가



    - 이원규,​『돌아보면 그가 있다』(창작과비평사, 1997)











  인연 / 황인숙



   맨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모르는 사이였지

   그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려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한 그 순간



   나는 키가 작아 앞줄에 앉고

   너는 키다리,

   맨 뒷줄이 네 자리

   아, 우리는 어떻게

   단짝이 됐을까!



   키다리 친구들과 둘러서서

   바람이 가만가만 만지는 포플러나무 가지처럼

   두리번거리다 나를 보고

   너는 싱긋 웃으며 손짓한다

   너를 보면 내 코는 절로 벌름벌름

   내 입은 벙글벙글.



    - 황인숙,​『리스본行 야간열차』(문학과지성사, 2007)











  인연 / 도종환



   너와 내가 떠도는 마음이었을 때

   풀씨 하나로 만나

   뿌린 듯 꽃들을 이 들에 피웠다



   아름답던 시절은 짧고

   떠돌던 시절의 넓은 바람과 하늘 못 잊어

   너 먼저 내 곁을 떠나기 시작했고



   나 또한 너 아닌 곳을 오래 헤매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도 가없이 그렇게 흐르다

   옛적 만나던 자리에 돌아오니



   가을 햇볕 속에 고요히 파인 발자국

   누군가 꽃 들고 기다리다 문드러진 흔적 하나

   내 걸어오던 길쪽을 향해 버려져 있었다.



   - 도종환,​『내가 사랑하는 당신은』(실천문학사, 1988)











  인연 / 박철



   80년대 초입, 오래 전의 일이다

   글을 쓰겠노라고, 지리산 속으로 들어가

   외로움과 싸우던 젊은 날이었다

   어느 날 푸른 욕정을 참지 못하고

   눈길을 내려와 인월에 이르러 하룻밤을 보낼 때였다

   내려앉는 여인숙에서 여자를 하나 부르니

   나이가 사십이 넘는 당시로선 중늙은이였다



   낯설기도 하고 조금 슬프기도 하였으나

   어렵게 나란히 누운 사이 주인이 달려와 문을 두드렸다

   검문이 나왔다는 것이다

   여자는 혼비백산하여 방을 빠져나가고

   내가 노루처럼 멍하니 지리산 쪽을 바라볼 때였다

   주인이 돌아와 나를 이끌었다

   저쯤 골목 끝에 여자가 있으니 그리 가라는 거였다

   방문이 길바닥에 맞닿은 쪽방 하나가

   여자의 거처였다 여자는 나이에 맞지 않게 아직 떨고 있었다

   간단히 일을 마치고 여자는 뒤척였다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제 입맛대로 들이닥치는 단속

   가족이 알면 큰일이라는 것이다 대구 여자라는데

   어찌하여 대구 여자가 전라도에 와 이런 일을 하느냐 물으니 입술을 깨물었다

   아이들은 어리고 애들 아빠가 갑자기 차사고로 세상을 뜬 후

   먹고살자고 이 일 저 일 해보았으나 빈 손짓

   애들 아빠 친구들은 도와준다고 슬금슬금 가재미눈을 뜨고

   얼굴 반반한 게 죄라서

   당최 사내들이 가만 놔두지를 않더라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 몰래 이 남자 저 남자를 거치다가

   식당이며 공장이며 몇몇 일을 하다가 이리 되었다는 것이다

   조금 전 무심했는지 한번 더 하라고 몸을 돌리면서

   데모하다 도망온 학생이냐고 물었다

   큰애가 공부를 잘해 겨울에 시험을 보는데

   사관학교에 갈까 경찰대학에 갈까 고민중이니

   어떤 게 낫느냐고도 물었다

   둘 다 괜찮다고 말하며 몸을 내려올 때 문밖에서 호각소리가 들렸다

   새벽녘, 잠이 든 그녀를 두고 골목을 빠져나오다가

   모퉁이 구멍가게에서 계란 한 봉지를 사서

   되돌아가 슬며시 문을 열고 들여놓았다

   방문 소리에 잠이 깬 그녀가 아유, 이걸 뭘, 하며 몸을 일으키곤

   밥이나 좀 끓여 먹고 가라고 손을 잡았다

   첫차 타고 산에 올라야 한다며 돌아나오는데

   아침 해가 까맣게 떠오르고 있었다

   지금은 경찰 간부가 되어 있을 그의 아들과

   환갑이 넘었을 그니 생각을 하는 이 밤

   그것도 내 사랑이었던지

   쫓기듯 멀어지지 못하는 기억이 되어버렸으니

   80년대 초입 어느 날의 일이었다



   - 박철,『불을 지펴야겠다』(문학동네, 2009)











  낙엽 한 장 / 오봉옥



   배낭에 따라붙은 낙엽 한 장

   그냥 떼어버릴 일 아니다



   그 나무의 전생과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죽어가면서도 마지막으로 한 번

   손을 내밀어보는 이유가

   필시 또 있었을 것이니



   - 오봉옥,『섯!』(천년의시작, 2018)











  스침에 대하여 / 송수권



   직선으로 가는 삶은 박치기지만

   곡선으로 가는 삶은 스침이다

   스침은 인연, 인연은 곡선에서 온다

   그 곡선 속에 슬픔이 있고 기쁨이 있다

   스침은 느리게 오거나 더디게 오는 것

   나비 한 마리 방금 꽃 한 송이를 스쳐가듯

   오늘 나는 누구를 스쳐가는가

   저 빌딩의 회전문을 들고나는 것

   그것을 어찌 스침이라 할 수 있으랴

   스침은 인연, 인연은 곡선에서 온다

   그 곡선 속에 희망이 있고 추억이 있고

   온전한 삶이 있다

   그러니 스쳐라 아주 가볍게

   천천히



   * 시집 『퉁』에 있는 시를 쉽게 이해하도록 다시 개작하였음.



   - 송수권,『허공에 거적을 펴다』(도서출판 지혜, 2014)







◇ 인연에 관한 시 모음 [1]



시 모음 189. 「인연」
인연에 관한 시 [1] 차례 인연 / 송수권 인연 / 최영철 인연 / 복효근 인연 / 김해자 인연서설 / 문병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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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연(2005)

     - 드라마 '불새' OST



   작사/ 이승철,  작곡/ 윤일상

   노래/ 이승철



https://www.youtube.com/watch?v=EjKEfW3hQbo





눈을 떠 바라보아요 그댄 정말 가셨나요

단 한번 보내준 그대 눈빛은 날 사랑했나요

또 다른 사랑이 와도 이젠 쉽게 허락되진 않아

견디기 힘들어 운명 같은 우연을 기다려요

지워질 수 없는 아픈 기억들

그리워하면서도 미워하면서도

난 널 너무 사랑했었나 봐요

그댈 보고 싶은 만큼 후회되겠죠

같은 운명처럼 다시 만난다면

서러웠던 눈물이 가슴속에  깊이 남아 있겠죠



날 위해 태어난 사람 그댈 이젠 떠나줘요

힘들어 지쳐도 그댈 그리워하며 살아가요

지워질 수 없는 아픈 기억들

그리워하면서도 미워하면서도

그댈 난 사랑할 수 없었나 봐요

이젠 그저 바라볼 수밖엔 없겠죠

나 살아가는 동안 다시 만난다면

차마 볼 수 없음에 힘겨운 눈물을 흘리죠

나는 정말 그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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