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의 좋은 시

겨울 시 글모음

뉴우맨 2022. 12. 18. 01:02



오늘은 겨울에 읽으면 좋은 겨울에 관계되는
시 몇 편을 올려봅니다.


겨울 사랑
               박노해 / 시인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겨울편지
           이해인 / 수녀, 시인

친구야
네가 사는 곳에도
눈이 내리니?

​산 위에 바다 위에 장독대 위에
하얗게 내려 쌓이는 눈만큼이나

​너를 향한 그리움이
눈사람 되어 눈 오는 날

​눈처럼 부드러운 네 목소리가
조용히 내리는 것만 같아

​눈처럼 깨끗한 네 마음이
하얀 눈송이로 날리는 것만 같아

​나는 자꾸만
네 이름을 불러 본다  


첫눈
        나태주 / 시인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
어제 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

​몇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 시인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겨울나무
               이해인 / 수녀, 시인

​내 목숨을 이어 가는
참 고운 하늘을
먹었습니다

​눈 감아도 트여오는
백설의 겨울 산길
깊숙이 묻어둔
사랑의 불씨

​감사하고 있습니다
살아온 날
살아갈 날
넘치는  은혜의 바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가는 세월
오는 세월
기도하며 지새운 밤

​종소리 안으로
밝아오는 새벽이면
영원을 보는 마음

​해를 기다립니다
내 목숨 이어가는
너무 고운 하늘을
먹었습니다


겨울 사랑
            문정희 / 시인

​눈송이 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되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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