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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品位

뉴우맨 2022. 8. 18. 06:41

♤사람의 品位 (Person's dignity)♤

수렵시대에는
화가 나면 돌을 던졌고,
고대의 로마시대에는
몹시 화가 나면 칼을 들었으며,
미국 서부개척시대에는
총을 뽑았으나
현대에는 화가 나면 말 폭탄을 던진다.

인격을 모독하는
막말을 일삼는 사람이 있다.
그의 생각이 옳다고 하여도 사용하는 언어가 궤도를 일탈했다면 탈선임이 분명하다.

스페인의 격언 중에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고,
매정한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란 말이 있다.
화살은 몸에 상처를 내지만
험한 말은 영혼에 상처를 남긴다.

불교 천수경 첫머리에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 나온다.
입으로 지은 업을 씻어내는 주문이다.
그 중 4가지는

거짓말로 지은 죄업, 꾸민 말로 지은 죄업, 이간질로 지은 죄업, 악한 말로 지은 죄업 을 참회한다는 내용이다.
자신의 참회가
꼭 이뤄지게 해달라는 주문이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이다.

'탈무드'에 혀에 관한 우화가 실려 있다.
어느 날 왕이 광대 두 명을 불렀다.
한 광대에게
"세상에서 가장 악한 것을 찾아오라"고 하고, 다른 광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을 가져오라"고 명 하였다.

두 광대는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다 몇 년 후 왕의 앞에 나타나 찾아온 것을 내놓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제시한 것은 '혀'였다.
말은 입 밖으로 나오면 허공으로 사라진다고 생각하기가 쉬우나 그렇지가 않다. 
말의 진짜 생명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글이 종이에 쓰는 언어라면
말은 허공에 쓰는 언어이다. 
허공에 적은 말은 지울 수도 찢을 수도 없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자체의 생명력으로 공기를 타고 번식한다.
말은 사람의 품격을 측정하는 잣대다.
품격의 품(品)은
입 구(口)자 셋으로 만든 글자이다.
입을 잘 놀리는 것이
사람의 품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것이다.

논어에 입을 다스리는 것을 군자의 덕목으로 꼽았다.
군자의 군(君)을 보면,
'다스릴 윤(尹)' 아래에 '입 구(口)'가 있다.
입을 다스리는 것이 군자라는 뜻이다.
세 치 혀를 간수하면 군자가 되지만,
잘못 놀리면 한 소인으로 추락한다.

공자는
"더불어 말하여야 할 사람에게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다.
더불어 말하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하면 말을 잃는다"고 하였다.

영국 유명 작가 '조지 오웰'은 
"생각이 언어를 타락시키지만
언어도 생각을 타락시킨다:고 말하였다.
나쁜 말을 자주하면 생각이 오염되고
그 집에 자신이 살 수밖에 없다.

말을 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백 번 중에 한 번 후회하지만,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 하면 백 번 중에 아흔아홉 번 후회합니다.

말은 입을 떠나면
책임이라는 추(錘)가 기다리며,
덕담은 많이 할수록 좋지만 잘난 척 하면 상대방이 싫어하고
허세는 한 번 속지 두 번 속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품위는 마음만 가지고 있어서도 안됩니다.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마시고,흥분한 목소리 보다는 낮은 목소리가 더 위력이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퍼왔어용~

辛未????????


에이지즘(ageism)

고위직 법관을 지낸 선배 한 분이 계셨다.
법정에서 재판장인 그분의 모습을 볼 때마다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는 카리스마가 있는 분이었다.
부드럽고 관대하지만 그 너머에는 총명과 지혜가 넘쳐 흘렀었다.
소박한 그 분은 노년이 되어서도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옷을 입고 다녔다.

어느 날, 그 분을 만났더니 웃으면서 이런 얘기를 하셨다.
“동네 과일 가게 앞에 가서 과일을 내려다 보고 있었어. 그랬더니 잠시 후에 가게 주인이 나보고 ‘아저씨 박스 없으니까 다음에 오세요’라고 하는 거야. 처음에는 그게 무슨 소린가 했지.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내가 그 가게에서 버리는 박스를 얻으려고 온 불쌍한 노인으로 생각했던거야.”

늙으면 그렇게 초라하게 보일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그 선배는 원래 부잣집 아들로 상당한 재력가
이기도 했다.
그러나 늙으면 누구나 초라하게 보여지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제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나서 점심 먹은 게 체했는지, 속이 불편했다.
길가에 약국이 보였다.
유리문에는 최고 명문대학의 배지가 코팅 되어 있었는데 '나는 다른 약사와 달리 일등품이에요.'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약국 안에는 가운을 입지 않은 약사로 보이는 40대 초반의 남자가 혼자 앉아 있었다.
눈길이 부리부리한 게 불만이 가득찬 느낌이었다.

“활명수 한 병만 주세요.” 내가 공손하게 말했다.
늙을수록 젊은 사람들을 대할 때 조심하면서 예의를 차리자는 마음이었다.
그 약사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활명수 한 병을 꺼내 던지듯 앞에 내놓았다.
내가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건네줄 때였다.
“이 안에서는 약 못 먹어요. 나가세요!!”
안내나 설명을 하는 게 아니라 내쫓듯 하는 태도같이 느껴졌다.
구걸하러 온 거지라도 그렇게 하면 안될 것 같았다.
나는 약국 유리문을 밀고 나와 거리에서 활명수를 마셨다.
그런데 당장 그 병을 버릴 데가 없어 다시 약국 문을 들어가 그 남자에게 물었다.

“병은 약국 안 쓰레기통에 버려도 됩니까?”
“그러세요.”
그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속에서 슬며서 불쾌한 기운이 솟아 올랐다.
싸구려 약 한 병을 팔더라도 고객에게 그렇게 불친절하면 안될 것 같았다.

<늙어가는 법>이라는 책을 쓴 한 여성 노인의 글이 떠올랐다.
늙어서는 젊은 사람이 불손하다고 화를 내거나 항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굼뜨고 둔하고 추해진 늙음을 받아 들여야지, 항의하는 것 자체가 그 자신이 모자라는 걸 증명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젊은 사람이 불쾌한 태도를 취하거나 말을 하더라도 그건 그 사람의 모자라는 인격이기 때문에 구태여 말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참고 약국 문을 열고 나왔다.

그런데도 뭔가 찜찜해서 그냥 떠날 수가 없어 다시 약국으로 들어가 물었다.
“정말 죄송한데요.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뭔데요?”
“이 약국에서 약을 샀는데 왜 안에서 약을 먹으면 안 되고 길거리에서 먹어야 합니까?”
“약을 먹으려면 마스크를 내려야 하잖아요?
그러면 병균이 쏟아지잖아요...”

그에게 늙은 나는 세균 덩어리로 보이는 것 같았다.
왜 그랬는지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의문이 있었다.
젊고 예쁜 여자가 오거나 비싼 약을 사가는 젊은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불친절하고 싫은 표정을 지었을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에이지즘(ageism: 노인차별)'이라는 말이 있다.
늙은 사람을 더럽고, 둔하고, 어리석게 느껴 혐오하는 현상이다.
카페나 음식점에 가서 보면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표정을 짓는 주위의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나는 젊어 봤다.
그리고 세월의 강을 흘러 늙음의 산 언저리에 와 있다.

나는 노인을 혐오하는 일부 젊은이들의 단순하고 짧은 생각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그들의 젊음이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유교의 경로사상을 감히 바라지는 못하지만 에이지즘(ageism)까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도 곧 늙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