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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다요

소 머슴 / 뉴맨 참 좋은 세상이지만 어쩌다가 삶은 갈수록 어렵고 진실은 그대로인데 보고 싶은 얼굴은 저만치 마스크로 포장하고 있으니 우는지 웃는지 감 잡을 수 없는 정신 사나운 세상 어쩐다요.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자 사람들은 무수한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 그 인연 속에 고운 사랑도 엮어가지만 그 인연 속에 미움도 엮어지는 게 있다. 고운 사람이 있는 반면, 미운 사람도 있고 반기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외면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고운 인연도 있지만 피하고 싶은 악연도 있다. 우린 사람을 만날 때 반가운 사람일 때는 행복함이 충족해온다. 그러나 어떤 사람을 만날 때는 그다지 반갑지 않아 무료함이 몰려온다. 나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에게 괴로움을 주는 사람도 있다. 과연 나는 ..

가슴에 내려앉는 시모음

목숨의 노래/ 문정희 당신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습니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습니다 그래서 목숨을 내걸었습니다 처음과 끝 가고 싶었습니다 맨발로 구두가 남겨졌다/ 나희덕 그는 가고 그가 남기고 간 또 하나의 육체 삶은 어차피 낡은 가죽 냄새 같은 게 나지 않던가 씹을 수도 없이 질긴 것 그러다가도 홀연 구두 한 컬레로 남는 것 그가 구두를 끌고 다닌 게 아니라 구두가 여기까지 그를 이끌고 온 게 아니었을까 구두가 멈춘 그 자리에서 그의 생도 문득 멈추었으니 얼마나 많이 걸었던지 납작해진 뒷굽 어느 한쪽은 유독 닳아 그의 몸 마지막엔 심하게 기우뚱거렸을 것이다 바닥에 가 닿는 소리 생이 끝나는 순간에야 듣고 소스라쳤을지도 모른다 짧다 구두 한 컬레 그 속에 그의 발이 연주하던 ..

좋은 시 모음 2022.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