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 한방울로 대장암을 진단한다.
경북대 연구진이 소량의 혈액으로 대장암을 간단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방법을 개발했다. 경북대 화학과 이혜진 교수와 이상혁 박사 과정생,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지은 책임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대장암 진단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단백질 ‘hnRNP A1’의 혈액 내 존재 양을 간단하게 측정해 대장암 유무를 진단하는 분석 방법을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분석 화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인 ‘바이오 센서 및 바이오 일렉트로닉스’ 2020년 04월 15일자에 게재됐다.
현재 대장암 진단 검진 방법인 MRI, CT, 대장 내시경 등은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진료비가 고가이며, 진단 과정이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대장암 초기에 검진 시기를 놓쳐 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혜진 교수팀은 혈액 시료 안에 존재하는 ‘hnRNP A1’을 선택적으로 민감하게 분석할 수 있는 샌드 위치 형태의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hnRNP A1’은 대장암 질환 및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로 알려져 있지만, 검출 방법은 ‘효소 결합 면역 흡착 검사 키트’를 제외하고 거의 없다.
이혜진 교수팀은 ‘hnRNP A1’과 특이적으로 강하게 결합하는 한쌍의 바이오 리셉터 (DNA 압타머. hnRNP A1 항체)를 고안해 타겟(target) 물질인 ‘hnRNP A1’과 샌드 위치 형태를 형성하도록 유도하고, 타겟 물질의 농도 등을 측정하는 SPR (표면 플라즈몬 공명) 바이오 센서와 접목해서 ‘hnRNP A1’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대장암 환자 혈액 시료와 대조군으로 정상인 혈액 시료에 적용해서 ‘hnRNP A1’의 측정량과 대장암 유무 상관 관계를 규명했다. 현재 시판 중인 ‘hnRNP A1 효소 결합 면역 흡 착검사 키트’와 비교했을 때, 혈액 시료의 희석 없이 약 2-3배 정도 더 넓은 검출 농도 범위를 가지는 것도 확인했다.
이혜진 교수는 “나노 바이오 및 다양한 화학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플랫폼의 진단 기술 개발로, 대장암의 조기 진단 현실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진단 키트화하여 대장암 뿐만 아니라 난치성 암에 적용한다면, 암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4대 중증 질환 중 하나인 뇌혈관 질환 조기 진단에 활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 연구자 지원 사업과 KIST 기관 고유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 혈액 한방울로 초기 암(癌)을 모두 진단해 낸다.
● 암세포 DNA 조각(ctDNA. circulating tumour DNA) 검출, 극초기 암 진단
혈액 한 방울로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액체 생검 진단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가던트 헬스가 주도하던 이 시장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며,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액체 생검은 암 세포에서 흘러나와서 혈액에 돌아다니는 암세포 DNA 조각 'ctDNA' (circulating tumour DNA)을 피 속에서 검출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조기 진단’이다. 종양이 작아서 방사선 스캔으로 잡아낼 수 없다 해도, 혈액 속의 ‘암세포 DNA 조각’(ctDNA. circulating tumour DNA)만 확인된다면. 극초기 암도 진단할 수 있다. 환자 몸 속의 종양을 떼어내어서 검사하는 기존 조직 검사에 비해 검사 시간은 물론 검사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어 차세대 진단 기술로 꼽힌다.
● 기존 외국 제품보다 훨씬 저렴, 서울대병원 등 64곳에 공급
★ 국내 기업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아이엠비디엑스(IMBDX)이다.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 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반 암 진단용 액체 생검 플랫폼 ‘알파 리퀴드’(Alpha Liquid)를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대안암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네 곳에 공급하고 있다. 3-4기 암 환자 진단에 활용 중이다. 기존에는 암 환자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DNA. RNA. 단백질. 대사 물질 등의 변화를 측정하는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동반 진단법” CDX (Companion Diagnostic) 액체 생검이 많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이 개발한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 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반 액체 생검 플랫폼이 환자 진단에 실제로 사용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된 것이다. 서울대병원 기준 이 회사 진단 제품의 처방 건수는 2021년 05월 5건에서 2022년 06월 64건으로 1년 사이 12배 이상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문제 지점을 하나씩 확인하는 CDX (Companion Diagnostic)와 달리 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 플랫폼은 수백-수천 개에 달하는 표적을 동시에 진단해낼 수 있다.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암까지도 잡아내는 장점이 있다” 라고 말했다.
● 액체 생검 시장 규모는 2027년 2,000억 달러 (약 230조원)
★ 아이엠비디엑스(IMBDX) 플랫폼은 서울대병원 등 64개 기관에서 조건부 선별 급여 적용을 받는다. 이 제품으로 암 진단을 받으면, 건강 보험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미국의 가던트 헬스 제품 가격(약 3,500달러)의 5분의 1 수준인 건당 75만원이다. 아이엠비디엑스(IMBDX) 회사는 2022년 10월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한편, 또다른 국내 유전체 분석 기업들은 1, 2기의 초기 암도 잡아내는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3-4기 환자 혈액 속에 떠다니는 암세포 DNA 조각(ctDNA. circulating tumour DNA)은 전체 DNA의 10%가량이지만, 발암 초기 단계에서는 이 비율이 0.1%로 줄어든다. 그만큼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이다.
★ 분자 진단 전문 업체 젠큐릭스 (Gencurix)는 액체 생검 간암 조기 진단 검사 키트인 ‘헤파 eDX (HEPA eDX)’와 ‘콜로 eDX (COLO eDX)’를 개발 중이다. 임상 결과는 2013년께 나올 전망이다. 2024년까지는 간암뿐 아니라 대장암 관련 제품(HEPA eDX)도 출시하는 것이 목표이다. ★ 싸이토젠 (Cytogen)은 순환 종양 세포(Circulating tumor cell. CTC)를 기반으로 폐암. 유방암 동반 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암 조직에서 떨어져 나온 CTC(Circulating tumor cell)를 손상 없이 분리해내는 기술을 활용한다. ★ 이원 다이애그노믹스 (EDGC)는 액체 생검 암 조기 진단 기술인 ‘온코캐치’(ONCOCATCH)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액체 생검 연구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는 미국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 국립암연구소는 2019년부터 연구 목표 중 조기 검진 분야 1순위로 액체 생검을 꼽았다.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NIH는 연구 활성화를 위해 전 세계 액체 생검 기업들에 진단 플랫폼 샘플을 요청했으며, 몇몇 국내 바이오 벤처도 NIH에 플랫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간, IVD마켓 등에 따르면, 액체 생검 시장 규모는 2027년 2,000억 달러(약 23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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