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詩와 글

두보의 한시 감상

뉴우맨 2022. 11. 23. 10:24

고전에서 배운다 / 두보의 한시 감상
물아일체
2022. 2. 15. 08:25
두보(712년 - 770년)는 절제된 형식미와 비애의 미학을

보여준 당나라의 대표적 시인으로,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少陵)이다.



시성(詩聖)으로 불린 두보는 시선(詩仙)이라 불리던

이백과 더불어 이두(李杜)라고 합칭되기도 한다.

두보는 이백 보다 11살이 어렸지만, 거의 동시대를

살면서 교유했다.



이백이 주로 낭만적이고 호방한 시를 쓴 데 반해,

두보는 인간의 심리를 자연과 절묘하게 조화시키면서

현실을 반영한 서사시와 서정시를 주로 썼다.

두보는 안녹산의 난 등으로 피폐해진 백성의 삶과

산하를 노래하며 역사적인 현실을 반영하는 시를

많이 남겨 그의 시는 시사(詩史), 즉 시로 쓴 역사라

불리기도 한다.



이백이 상인 집안의 출신인데 비해,

두보는 문인 집안 출신으로, 측천무후 때의 시인이자

관료였던 두심언이 그의 조부이다.

두심언은 북쪽 변방을 지키는 친구에게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가을이 오고 있으니 흉노의 침입을

조심하라"며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에서 가을을

수식하는 대표적인 사자성어 '천고마비(天高馬肥)'가

유래했다고 한다.



< 春望 춘망 >



國破山河在 (국파 산하재)
城春草木深 (성춘 초목심)
感時花濺淚 (감시 화천루)
恨別鳥驚心 (한별 조경심)

나라는 깨져도 산하는 여전하고
봄날의 성에는 초목이 무성하네

시절이 서러워 꽃에도 눈물 짓고
이별이 한스러워 새 소리에도 놀라네



烽火連三月 (봉화 연삼월)
家書抵萬金 (가서 저만금)
白頭搔更短 (백두 소갱단)
渾欲不勝簪 (혼욕 불승잠)

봉화는 석 달이나 끊이지 않아

가족의 소식은 만금 보다 더 소중한데
흰 머리 긁으니 더욱 짧아져
이제는 비녀조차 꽂기 힘드네



두보가 46세 때 가족을 만나러 가다가 안녹산의

군대에 붙잡혀 연금되었을 때 지은 시이다.

싱그럽고 아름다운 자연과 반대되는 자신의 비극적

처지와 상황을 강조하면서도, 원망의 감정 대신

나라를 걱정하고 가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다.



< 絶句 절구 >



江碧鳥逾白 (강벽 조유백)
山靑花欲然 (산청 화욕연)
今春看又過 (금춘 간우과)
何日是歸年 (하일 시귀년)

강물이 푸르니 새는 더욱 희고

산이 푸르니 꽃은 타는 듯 붉다

​이 봄도 또 이렇게 지나가니

고향에 돌아갈 날 그 언제인가



두보가 53세 때 피난지 성도에서 지은 작품으로,

눈앞에 펼쳐진 화려한 봄의 정경과 그 봄이 지나감을

아쉬워하며 향수를 노래한 걸작이다.

안녹산의 난을 피해 기약 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던

두보의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절절히 배어있다.

두보는 이후 몇 해를 더 유랑하다 결국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59세에 병사했다.



< 登高 등고 >



風急天高猿嘯哀 (풍급천고 원소애)

渚淸沙白鳥飛廻 (저청사백 조비회)

無邊落木蕭蕭下 (무변낙목 소소하)

不盡長江滾滾來 (부진장강 곤곤래)

바람 세차고 하늘은 높고 원숭이 슬피 우는데

맑은 물가 흰 모래톱에 새 날아 돌고 있다

끝없이 지는 나뭇잎은 우수수 떨어지고

다함 없는 장강은 넘실넘실 흘러 간다



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 상작객)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 독등대)

艱難苦恨繁霜鬢 (간난고한 번상빈)

潦倒新停濁酒杯 (요도신정 탁주배)

먼 곳에서 서글픈 가을, 늘 나그네가 되어

한평생 병 많은 몸으로 홀로 누대에 오르네

온갖 간난에 서리 같은 귀밑머리 한스럽고

늙고 초췌함에 이제 탁주 잔마저 멈춘다.



'등고'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오르는

중국의 민속놀이를 가리킨다.

두보가 죽기 3년 전 55세 때 기주 봉절현에서

병들고 노쇠한 몸을 이끌고 높은 누대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며 지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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