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고전야담

뉴우맨 2021. 10. 3. 04:12

♡고전야담♡

"추석특집"

"김천재(金天才)" 조선시대 때, 전라도 해남에서 태어났던 사람이다.

"천재"는 지금의 전라남도 해남군 산이면 내송 마을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하나를 가르치면 둘, 셋을 깨우칠 정도로 영특했고, 8세 때에 사서삼경까지 익혀 그때당시 해남 인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가난한 형편 때문에 천재는 글 쓰기 공부를 할때, 다른 친구들과 달리 붓이나 먹을 이용하지 못하고, 늘 쇠비땅(부지깽이)을 가지고 모래밭에가 글씨를 쓰곤 했다.

부연 하자면,
붓이 금방 닳기 때문에 붓 대신 쇠비땅을 가지고 바닷가 모래밭을 찾아다니며 글씨를 썼던 것이다.

그렇게 모래밭을 찾아다니며 글 공부를 해가던 어느날 해질무렵, 천재는 바로 옆 진산 마을의 가마터에 청자를 구입하러 왔던 중국사람과 만나게 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당시 청자를 구입하려고 가마터를 찾았던 중국인은 조선왕실에 사신으로 왔던 사람인데, 그는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질 좋은 조선 청자를 구입해가려고 그곳에 들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배에서 내려가지고 가마터로
걸어가던 중국사신은, 넓은 백사장에 빽빽히 적혀있는 멋진 글씨 체를 보고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쇠비땅을 가지고 계속 모래위에다 글씨를 써내려가고 있던 어린 꼬마 천재를 보고 탄복을 하고 만다,,,,,,,

가마터로 걸어가다 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 넋나간 사람처럼 천재를 바라보고 있던 중국사신, 어린 꼬마 천재에게 몇 살 이냐고 물어본다.

그런데 중국 사람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었던 천재, "남산유전변토락(南山有田邊吐落)" 남녘南,뫼山,있을有,밭田,갓邊,토할吐,떨어질落, 이라고, 답한다.

천재가 중국인을 놀려주려는 의도로 그렇게 답을 했는지, 아니면 중국인의 문장력을 시험해보려고 그렇게 답을 던졌는지는 몰라도 천재는,
"남산 밑에 있는 밭자락의 가장자리가 모두 떨어져 나갔다. 즉 밭田자 옆 사방 모서리가 모두 떨어져 나갔으니 열십만 남는다(10살)." 고 한다.

천재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대답을 하자, 중국사신은 이놈이 보통놈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천재하고 더 친해지고 싶고 궁금해진 마음에 선물도 건네주고, 또 배에 함께 오르도록해 저녁식사까지 푸짐하게 대접을 한다.

그런데 저녁을 먹고 뱃머리에 앉아 바다를 구경하던 과정에서 중국사신은 천재의 문장에 놀라고 만다.

내용인즉,
저녁식사 후, 천재와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왔던 중국사신은 마침 배위에 걸려 있던 노와 바닷물에 떠있는 달빛 그림자를 보게 된다.

그때 배에 걸려 있던 노의 그림자가 바닷물 위에 떠있는 달 그림자를 찌르고 있자, 중국사신은 혼잣말로 "도천파저월(棹穿波底月) 노棹,뚫을穿,물결波,밑底,달月, 노가 물밑에 있는 달을 뚫었구나" 라고 읊었다.

그런데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옆에 앉아 있던 천재가
"선압수중천(船押水中天) 배船,누를押,물水,가운데中,하늘天, 배는 물가운데 떠있는 하늘을 누르는 구나"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천재가 위와 같은 뒷 문장을 이어가자, 중국사신은 천재의 문장력에 감탄을 하고 말았으며, 그 날밤 밤이 깊어가도록 어린 천재와 말벗을 하다가 해어지게 된다.

그때당시 중국으로 돌아가게된 사신은 황제에게 찾아가 조선놈들은 보통놈들이 아니고, 어린 아이들까지도 무시봐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조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까지 했다고 한다,

한편,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천재는 더욱더 열심히 공부를 해가지고 16세가 되던 해에 과거시험을 치르려고 한양길에 나선다.

해남에서 깔따구나 뜯겨가며 살아가던 촌놈중의 촌놈인 천재가 벼슬자리에 올라보고자, 야심찬 심정으로 한양에 도착하게 되는데,,,,,,,

한양땅에 발을 딛게된 천재, 호기심이 발동해가지고 이곳 저곳을 살피고 다니다, 그때 당시 영의정이였던 박정승이 과거시험의 감독관으로 내정되었다는 사실과, 그 박정승에게 혼기가 다찬 예쁜 외동딸이 있다는 소문도 듣게 된다.

그러한 소문을 듣게된 김천재, 중이 염불보다 젯밥에 신경쓰듯, 과거시험보다 박정승의 딸을 꼬셔야 되겠다는 생각이 앞서고 만다.

그렇게 다른 마음을 먹게 된 촌놈 천재는 과거 시험을 뒤로 한 채, 무조건 박정승의 집으로 찾아가 대문을 두드리고 만다.

요샛 말로 하자면, 막가파들이나 할 수 있는 그런 짓거리를 해버리고 만 것이다.

천재는 박정승의 집 대문을 두드린 후, 대문을 열어주었던 문지기들을 물리치고 무작정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다행히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뺨대기만 몇대 맞고 밖으로 쫒겨나고 만다.

하지만,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닌 천재, 어떤 방법으로 든지 안으로 들어가야겠다는 일념으로 대문과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아놓고 매일 박정승의 집안으로 들어 갈 기회만 노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게꾼 한사람이 크나 큰 항아리를 지게에 짊어지고 대문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이를 목격한 천재, 즉시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호신용 새총을 꺼내가지고 항아리를 쏘아 깨뜨려 버린다.

그리고 크나큰 항아리를 깨뜨렸던 천재는 그집 하인들에게 끌려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결국에는 항아리 값을 갚아주는 대신 그집 종놈, 일종의 머슴살이를 시작 하게 된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박정승의 집에 안착하게 된 천재, 그는 목적이 박정승의 외동딸을 낚는 것이기 때문에 그 후 시간만 나면 마당을 쓸면서 박정승의 외동딸만 만나기를 기다린다.

그런 세월을 보내고 있던 어느 봄 날, 드디어 박정승의 외동딸이 마당 가장자리에 있는 연못으로 나와 꽃 구경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천재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은 박정승의 딸을 곁눈으로 살피면서 어떻게 말을 걸어볼까 하고 궁리하고 있는데, 그 때 박정승의 딸 연못가에 피어있는 꽃을 쳐다보면서,
"화소성미청(花笑聲未聽)꽃花,웃음笑,소리聲.아닐未,들을聽, 꽃은 웃어도 소리내지 못하고," 하는 것이 아닌가,,,,,,

천재, 그때를 놓칠새라 급히 옆으로 달려가 "조재루난간(鳥啼淚難看)새鳥,울啼,눈물淚,어려울難.볼看, 새는 울어도 눈물을 볼수 없다." 라고 뒷 문장을 이은다.

그러자 다음 말을 잊지 못하고 있던 박정승의 딸, 얼굴만 붉힌채 재빠르게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그 후 박정승의 딸 좀체로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어 천재는 또다시 세월만 보내며 애를 태운다.

한편, 중국사신이 청자를 구입하러 해남에 왔다간 후, 중국황실은 자주 칙사를 보내가지고 조선왕실을 괴롭히곤 했는데, 그 칙사들은 대부분 지금 광화문앞에 나가 큰소리를 치고 있는 친일파놈들과 똑같이 조선을 배반하고 중국황실의 벼슬아치로 살아가는 조선출신 놈들이었던 것이다.

그 조선출신놈들이 칙사로 임명을 받아가지고 조선땅에 도착하게 되면, 중국출신 칙사들은 저리 가라고 할 정도로 거만을 떨고, 갖가지 횡포를 부린다. 그리고 많은 조공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론 사람들이 풀어낼수 없는 숙제까지 맞추라고 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을 주곤 했다.

그런데 천재가 아름다운 처녀를 꼬시려고 머슴노릇까지 하고 있던 그집 주인장이자, 그 처녀의 부친 박정승은 그때 마침 중국칙사가 낸 숙제(둥그런 돌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를 풀지 못하고 날이면 날마다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박정승의 딸은 날이면 날마다 고민에 빠져가지고 한숨만 짓고 있는 부친이 걱정되자, "아버님 요즘 고민이 많으신 것 같은데, 고민이 있다면 저와 함께 해결 하도록 하게요." 하고 여쭙는다.

딸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듣게된 박정승, 날마다 쳐다보면서 고민을 했던 돌 덩어리 하나를 딸에게 내밀며, "중국칙사가 이 돌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 맞춰보라고 숙제를 냈는데, 나는 물론 모든 관료들도 못맞추고 있다. 그런데 니가 맞출수 있겠느냐." 하고 핀잔을 놓으면서 돌 덩어리 하나를 내민다.

그때 한참을 생각해보던 박정승의 딸, "아버님 우리집 마당쇠가 보통 놈이 아닌것 같은데 혹 그놈한테 한 번 물어 보는것이 어떻겠습니까.?" 하고 말한다,,,,,,

그리고 부친께서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또다시 핀잔을 놓자, "아버님 믿져봐야 본전 이잖아요." 하면서 마당쇠에게 물어 볼 것을 거듭 권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결국 박정승은 마당쇠를 부르게 된다.

주인장의 부름을 받고 안채로 들어간 천재, 그렇게도 보고싶어 했던 박정승의 외동딸과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 때 박정승은 마음이 다급했던지 앞뒤 가리지 않고 둥그런 돌덩어리 하나를 꺼내놓으며 "마당쇠야 이 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줄 아느냐.?" 하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 말을 듣고 난 마당쇠 피쉭 웃으며 "알지요" 한다.

박정승 구세주라도 만난듯 "이 돌속에 들어 있는 것이 무엇이더냐" 하고 마당쇠에게 되묻는데, 천재 왈(曰) "맨입으로는 안 됩니다." 하고 말한다.

박정승이 "맨입으로 안 된다. 그러면 뭘 원하느냐" 하고 다시 묻자, 천재는 기다렸다는 듯이 "따님을 저에게 주시면 알려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 말을 듣게 된 박정승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지는데, 천재는 그 찰나에 밖으로 나와버리고 만다.

그 며칠 후, 박정승의 딸은 부친에게 "우선 마당쇠를 불러 딸을 주겠다고 하세요. 그리고 답을 알아 낸 후에 다른 대안을 찾아보도록 하게요" 하였다.

그리하여 박정승은 다시 마당쇠를 불러 딸을 주겠다고 하며 먼저 답을 말해 달라고 한다.

헌데 쉽게 넘어갈 사람이 아닌 천재, "내일 중으로 결혼을 시켜주면 바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후 숙제를 풀어야 할 만기일이 임박해오자, 박정승의 딸은 가문을 구하고 아버님을 살려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수없이 마당쇠에게 결혼을 하겠다고 박정승에게 말한다.

결국 그런한 방법으로 해남출신 김천재는 영의정인 박정승의 외동딸과 결혼을 하게 된다.

헌데 식을 마치고 신방을 차린 천재는 박정승의 딸만 품고 있을 뿐, 사흘이 지나가도록 그 답을 말해주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때 속이 타들어간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박정승의 딸 아버지의 애타는 심정을 짐작했던지 "서방님 아버님께서 지금 애타게 기다리고 계십니다" 라고 하면서 하는 수없이 답을 말해달라고 조른다.

그러자 천재, 박정승의 딸에게 "임자 빨리가서 문방사우(먹,벼루,붓,화선지)를 가져오도록 하시오." 라고 한다.

박정승의 딸 가벼운 발걸음으로 문방사우를 가져와 먹을 갈기 시작하는데, 그때 방바닥에 누워있던 천재, 박정승의 딸이 먹을 다 갈자말자 벽에다 화선지를 붙이도록 한다.

그러더니 누워 있는 상태에서 발가락으로 붓을 잡고 벽에 걸린 화선지에다 답을 써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그 광경을 목격한 박정승의 딸 이사람이 사람이냐 귀신이냐 생각하며 깜짝 놀라고 만다.

손으로 쓰기도 어려운 글씨를 누워있는 상태에서 발가락에 붓을 끼워가지고 써내려 가는데, 붓 끝은 나비가 춤을 추듯 하고, 화선지에 쓰인 글씨 체는 용이 살아 움직인 것만 같아 박정승의 딸은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입을 다물지 못한 채로 멍하니 바라보기만 한다.

그 당시 천재가 쓴 글의 내용, 즉 박정승이 그리도 찾아 헤매던 답은,

단단석중물(團團石中物)
둥글團 둥글團 돌石 가운데中 물건物
"등글고 둥근 돌 가운데 들어있는 물건은,"

반백반황금(半白半黃金)
반半 흰白 반半 누룰黃 쇠金
"반은 희고 반은 노란 황금색이로다."

야야지시조(夜夜知時鳥)
밤夜 밤夜 알知 때時 새鳥
"밤마다 때를 알아서 우는 새가,"

함정미토음(含情未吐音)
머금을含 뜻情 아닐未 토할吐 소리音
"정은 머금었으나 소리를 토해내지 못하는구나,"
라고 썼던 것이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둥굴고 둥근 돌덩어리 속에는 새벽을 알리는 새 즉, 닭의 알이 들어 있는데,
그 달걀이 오래되어 병아리가 되었구나. 허나 그 병아리는 구멍이 없어가지고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라고 적었던 것이다.

박정승의 딸, 천재가 발로 써주었던 그 글을 가지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로 자신의 아버지에게 달려가 전달 한다.

딸이 가져온 해답지를 받아본 박정승, 정답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둥근 돌속에 들어 있는 달걀이 오래되어 병아리가 되었건만, 구멍이 없어서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내용을 보고 왠지 정답일 것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하여 박정승은 그 돌덩어리와 해답지를 가지고 중국 칙사에게 찾아간다.

중국칙사 해답지를 읽어보고 깜짝 놀라며 "이 해답지를 누가 작성했느냐" 고 물었다. 그러면서도 해답지의 끝 부분, 함정미토음(含情未 吐音)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부분을 트집 잡아보려고 박정승이 들고왔던 돌덩어리를 반으로 가르게 한다.

헌데 돌덩어리를 가르자마자, 그 안에서 삐약삐약 소리를 내는 병아리 한마리가 나온 것이 아닌가~

박정승 그때서야 마음이 놓였는지 자신의 사위가 문제도 풀고, 해답지도 직접 작성했노라고 말하며 의기양양해 한다.

중국칙사, 돌맹이 속에 들어 있는 달걀이 미처 병아리로 변했을 것이란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삐약삐약 소리를 지르며 제발로 걸어 나오는 병아리를 보고 탄복을 하고 만다.

그 후 김천재는 조선왕실은 물론, 중국황재의 부름까지 받을 정도로 유명한 학자가 되었다.

해남의 인물 "김천재" 최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후배 여러분!
그리고 지인 여러분!
날마다 코로나 예방 때문에 고생들 많으시죠.?

우리 민족의 대 명절인 이번 추석은 코로나로 인해 보고 싶은 가족까지도 만나지를 못해 쓸쓸하고도 외로운 명절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답답하고 허전한 마음, 잠시라도 달래보시라고 어린시절 서당 훈장님으로부터 들었던 고전야담 하나를 재구성 해봤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 만땅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풋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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