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 / 뉴맨 ^*>
어제처럼
오늘이 가면
내일은 또 오리라
꽃이 핀 자리에는
꽃을 쫓아 벌 나비들이
나풀나풀
코로나
이 잡것을 피해
조심 또 조심을 하는 겁쟁이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게 부끄러운 날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해인 / 수녀, 시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 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창공(蒼空)
윤동주 / 시인, 독립운동가
그 여름날
열정(熱情)의 포푸라는
오려는 창공(蒼空)의 푸른 젖가슴을
어루만지려
팔을 펼쳐 흔들거렸다.
끓는 태양(太陽) 그늘 좁다란 지점(地點)에서
천막(天幕)같은 하늘 밑에서
떠들던, 소나기
그리고 번개를,
춤추던 구름은 이끌고
남방(南方)으로 도망하고,
높다랗게 창공(蒼空)은 한 폭으로
가지우에 퍼지고
둥근달과 기러기를 불러왔다.
푸르른 어린 마음이 이상(理想)에 타고,
그의 동경(憧憬)의 가을에
조락(凋落)의 눈물을 비웃다.
7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시인
하찮은 풀 한 포기에도
뿌리가 있고
이름 모를 들꽃에도
꽃대와 꽃술이 있지요
아무리 작은 존재라 해도
갖출 것을 다 갖춰야 비로소
생명인 걸요
뜨거운 태양 아래
바람에 흔들리며 흔들리며
소박하게 겸허하게 살아가는
저 여린 풀과 들꽃을 보노라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견딜 것을 다 견뎌야 비로소
삶인 걸요
대의만이 명분인가요
장엄해야 위대한가요
힘만 세다고 이길 수 있나요
저마다의 하늘을 열고
저마다의 의미를 갖는
그 어떤 삶도 나름의 철학이
있는 걸요
어울려 세상을 이축복입니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6월이 가고 7월이 옵니다.
7월의 기도
윤보영 / 시인
7월에는
행복하게 해주소서
그저 남들처럼 웃을 때 웃을 수 있고
고마울 때 고마운 마음 느낄 수 있게
내 편 되는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3월에 핀 강한꽃은 지고 없고
5월의 진한 사랑과 6월의 용기 있는
인내는 부족하더라도
7월에는
내 7월에 남들처럼
어울림이 있게 해주소서
남들보다 먼저 나오는 말보다는
가슴에서 느끼는 사랑으로
어울림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소서
내가 행복한 만큼
행복을 나누어 보내는
통 큰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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