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

뉴우맨 2022. 7. 11. 07:00

 

<*^ 삶 / 뉴맨 ^*>

 

어제처럼

오늘이 가면

내일은 또 오리라

 

꽃이 핀 자리에는

꽃을 쫓아 벌 나비들이

나풀나풀

 

코로나 

이 잡것을 피해

조심 또 조심을 하는 겁쟁이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게 부끄러운 날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해인 / 수녀, 시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 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창공(蒼空)

윤동주 / 시인, 독립운동가

 

그 여름날

열정(熱情)의 포푸라는

오려는 창공(蒼空)의 푸른 젖가슴을

어루만지려

팔을 펼쳐 흔들거렸다.

 

끓는 태양(太陽) 그늘 좁다란 지점(地點)에서

천막(天幕)같은 하늘 밑에서

떠들던, 소나기

그리고 번개를,

 

춤추던 구름은 이끌고

남방(南方)으로 도망하고,

높다랗게 창공(蒼空)은 한 폭으로

가지우에 퍼지고

둥근달과 기러기를 불러왔다.

푸르른 어린 마음이 이상(理想)에 타고,

그의 동경(憧憬)의 가을에

조락(凋落)의 눈물을 비웃다.

                            

 

7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시인

 

하찮은 풀 한 포기에도

뿌리가 있고

이름 모를 들꽃에도

꽃대와 꽃술이 있지요

아무리 작은 존재라 해도

갖출 것을 다 갖춰야 비로소

생명인 걸요

 

뜨거운 태양 아래

바람에 흔들리며 흔들리며

소박하게 겸허하게 살아가는

저 여린 풀과 들꽃을 보노라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견딜 것을 다 견뎌야 비로소

삶인 걸요

 

대의만이 명분인가요

장엄해야 위대한가요

힘만 세다고 이길 수 있나요

저마다의 하늘을 열고

저마다의 의미를 갖는

그 어떤 삶도 나름의 철학이

있는 걸요

 

어울려 세상을 축복입니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6월이 가고 7월이 옵니다.

                  

 

 

7월의 기도

윤보영 / 시인

 

7월에는

행복하게 해주소서

그저 남들처럼 웃을 때 웃을 수 있고

고마울 때 고마운 마음 느낄 수 있게

내 편 되는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3월에 핀 강한꽃은 지고 없고

5월의 진한 사랑과 6월의 용기 있는

인내는 부족하더라도

7월에는

내 7월에 남들처럼

어울림이 있게 해주소서

남들보다 먼저 나오는 말보다는

가슴에서 느끼는 사랑으로

어울림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소서

내가 행복한 만큼

행복을 나누어 보내는

통 큰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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